20년 규정 폐지, 시장 충격 우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05년부터 시행해 온 주식 관련 규정, 즉 '주문 보호 규칙(Rule 611)'과 '가격 제한 규정(Rule 610(e))'의 폐지를 제안했습니다. 이 규칙들은 특정 거래소에 표시된 더 나은 가격 조건(보호된 호가)보다 불리한 가격으로 주문이 체결되는 것을 방지하고, 가격이 잠기거나 교차되는 상황을 제한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시타델 증권은 SEC에 제출한 서한에서 이러한 규제 완화가 소매 투자자와 공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규정 폐지 시, 브로커들은 고객 주문을 더 쉽게 내부화하거나 다른 거래 장소로 보낼 수 있게 되어, 공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호가를 제시하려는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제로 수수료를 제공하는 일부 브로커들은 이미 고객 주문의 일부를 시타델 증권이나 버투 파이낸셜과 같은 시장 조성자(wholesaler)에게 보내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
규제 완화 따른 비용 절감 효과, 미미하다는 지적
시타델 증권은 SEC가 제시한 규제 폐지에 따른 연간 약 25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가 미국 주식 시장의 규모에 비하면 매우 작다고 지적했습니다. 오히려 규제 완화로 인해 브로커들이 더 나은 가격 표시를 무시하고 주문을 다른 곳으로 보내기 쉬워져, 결국 시장 경쟁이 저해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시타델 증권은 SEC에 해당 제안을 재고해 줄 것을 촉구하며, 대안으로 특정 거래량이상의 거래소에만 보호된 호가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대형 거래소의 규칙 적용은 유지하면서 소규모 거래소의 경우 브로커들이 보호 가격 의무를 무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입니다. SEC는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거래소 난립을 줄이고, 관련 시스템 유지 비용을 연간 최대 4,560만 달러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금융업계, '최선 실행 의무' 보완 요구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역시 별도의 서한을 통해 거래소 난립과 복잡성 감소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규정 폐지 이전에 하위 규정에 대한 명확한 지침 마련을 SEC에 요구했습니다.
SIFMA는 규정 611이 폐지되더라도 '최선 실행 의무(best execution)'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브로커가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체결해야 할 법적 의무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브로커들은 자신이 이용하는 거래소의 호가가 최선 가격인지, 혹은 해당 거래소에 연결하는 비용이 타당한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SIFMA는 또한 시장 데이터 비용 절감 효과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규정 폐지 후에도 최선 실행 의무 검토 및 고객 안내를 위해 모든 거래소의 데이터를 계속 보유해야 할 수 있으며, 이는 거래소 연결 해제와 무관하게 데이터, 연결성, 기술 관련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SIFMA는 SEC와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에 규정 611 폐지 이전에 '최선 실행 의무' 관련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발표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토큰화 증권, 새로운 불확실성 요인
시타델 증권은 토큰화된 주식 거래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토큰화된 주식 거래 플랫폼이 기존 주식 시장의 더 나은 가격 정보를 무시하고 거래를 체결할 경우, 투자자들이 더 낮은 수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기존 거래소들이 토큰화된 주식에 대해 제기해 온 경고와 맥을 같이 합니다. SIFMA 역시 토큰화된 주식이 기존 증권과 동등하게 취급될 수 있는지, 그리고 각기 다른 결제 및 지갑(wallet) 비용이 거래 경로 선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SEC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습니다. SEC는 과거 제안에서 거래량 기준(총 거래량의 1~2%)을 설정하여 일부 거래소의 보호된 호가 지위를 유지하는 방안도 제시한 바 있으나, 최종 결정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